이성호

존경하는 서울시립대학교 가족 여러분,

여러분과 제가 사랑하는 우리 서울시립대학교는 배움과 나눔의 숭고한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진리, 창조, 봉사의 가치로 무장한 시대인은 대한민국 역사의 고비마다 선봉에 서서 나아갈 길을 밝히고 몸을 던져왔습니다. 살아있는 지성으로서 변화하는 우리 사회에 적응하고 또 이끌어 온 서울 및 공공의 자랑이었습니다.

과거를 돌아볼수록, 지속적 발전에 뿌듯하지만, 현재 우리의 모습에 대해 아쉬움도 큽니다. 근본적 가치와 진리, 인간, 그리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과 토론은 지지부진하고, 서울시립대학교가 사회를 선도하기보다는 오히려 외부 비전문가의 평가에 휘둘리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기술의 급격하고 지속적인 발달과 사회 변화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대학이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립대학교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묻는 이들이 많습니다. 시립대인의 자부심과 긍지, 그리고 시립대정신이 희미해진다는 비판이 늘고 있습니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안타까움을 발전의 에너지로 승화시켜 시립대를 바꿔 나갑시다. 사회적 대혼란의 시대에 시립대가 집단 지성(collective wisdom)이라는 새로운 대학 모형의 모범이 되도록 힘과 마음을 모읍시다. 시대다움을 제대로 만들어봅시다.

제가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자 하는 시대는 자랑스러운 시대, 함께하는 시대, 움직이는 시대, 앞서가는 시대입니다.

우리 대학의 모체인 경성공립농업학교는 1918년 일제 식민지배하 근대농업인의 양성을 목표로 세워져 일제의 억압과 차별 속에 교육을 해왔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피 땀 흘려 배움과 나눔에 힘써왔던 선배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 대학은 험난했던 시대를 관통하여 명실상부 서울을 대표하는 유수대학으로 설 수 있었습니다. 배움과 나눔, 그것이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따뜻한 인성을 바탕으로 사람과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연구와 교육의 지향점을 맞추는, 사람 향기가 가득한 서울시립대학교를 만들어갑시다.

하는 일이 달라도 우리 시대인 모두 한 가족입니다. 개인이나 개별 대학의 힘만으로 목표를 달성하던 時代는 지나가고 있습니다. 時代 안팎의 장벽을 깨고, 이 세상을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함께하는 서울시립대학교를 만들어갑시다.

시대인은 문제를 지적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時代의 전환점마다 그 요구에 부응하여 서울과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실함과 끈기 있는 집념으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과학의 특성화를 이룩해 왔습니다. 누구보다 먼저, 오랫동안 현장에서 땀 흘리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는 서울시립대학교를 만듭시다.

우리 사회가 도전에 부딪혔을 때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곳에는 늘 시대인이 있었습니다. 時代마다 문제는 달랐고, 시대인의 해법도 달랐습니다. 이러한 고귀한 뜻을 담아 시대정신을 우뚝 세우고 젊음과 열정을 바탕으로 우리 대학이 오늘날 담당해야 할 새로운 역할을 제시하는 앞서가는 서울시립대학교를 만들어 나갑시다.

우리 사회가 도전에 부딪혔을 때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곳에는 늘 시대인이 있었습니다.

時代 마다 문제는 달랐고, 시대인의 해법도 달랐습니다. 이러한 고귀한 뜻을 담아 시대정신을 우뚝 세우고 젊음과 열정을 바탕으로 우리 대학이 오늘날 담당해야 할 새로운 역할을 제시하는 앞서가는 서울시립대학교를 만들어 나갑시다.

서울시립대학교를 사랑하는 여러분,

시대다움을 여러분과 함께 세우고 새로운 대학 모형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세 가지 원칙을 지킬 것을 약속드립니다.

첫째, 교수님들을 비롯한 시대 가족 여러분들의 말씀을 경청하겠습니다. 총장과 본부가 결정하면 단과대학이 따르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교수님들은 우리 대학의 가장 소중한 존재로서 존경받아 마땅합니다. 각 단과대학의 특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학교를 운영하겠습니다. 총장의 권한을 단과대학에 대폭 이양하고, 교수님들께서 공감하시고 동참하실 수 있는 훈훈하고 신나는 혁신을 추진하겠습니다.

둘째, 학문 분야별 균형·융합발전을 추구하겠습니다. 대학이 진정한 University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문 분야 간 소통과 교류가 필수적입니다. 융합과 조화는 세계 고등교육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특정 분야에만 의존하는 발전은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서울시립대학교 전체가 하나 되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대학 및 학문 분야 간 균형 및 융합발전을 실천하겠습니다.

셋째,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초가 될 재정 인프라를 확충하겠습니다. 튼튼한 재정은 학교발전의 전제조건입니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실행되지 않으면 바라는 결과는 얻을 수 없습니다. 서울특별시의 재정 지원 확충이 제일 중요합니다. 서울특별시에 대한 명확하고 전략적 가치를 제안하여 재정을 확충하는 가치 교환을 실천하겠습니다. 그 외에 배울만한 국내외 유수 대학의 재정확보시스템을 우리 실정에 맞게 바꿔 지속가능한 발전의 초석을 닦겠습니다. 서울시 지원 뿐만 아니라 정부 등 다양한 산관학연 과제 수주, 기업으로부터의 발전기금 모금, 자체수익금 확보를 위한 사업 진척을 통해 재정 인프라 확충을 진일보 시키겠습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립대학교 가족 여러분,

시대다움이 우리 시대인만을 위한 것이라면 큰 자랑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배움과 나눔의 숭고한 정신, 진리, 창조, 봉사의 건학이념의 구현은 공선사후 정신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삶 속에서 실천하고자 하는 공선사후 정신은 나를 비우고 남을 채우는 것입니다. 시대인의 삶에서 공선사후의 향기가 피어나도록, 시대다움이 온 세상이 이롭게 하도록 힘과 지혜를 모읍시다.

저는 진리, 창조, 봉사의 건학이념, 그리고 배움과 나눔 정신을 모두 갖춘 우리 서울시립대학교가 인류사회의 복지를 증진하고 미래를 창조하는 명실상부한 명문대학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행동(Deeds)으로 옮겨지지 않는 비전(Vision)은 몽상에 불과합니다. 뒤에서 명령하는 권위적인 보스가 아니라 앞에서 먼저 뛰는 따뜻한 리더가 되겠습니다. 말로만 외치지 않고, 치밀하게 계획하고 몸으로 실천하겠습니다. 서울시립대학교가 고등교육의 새로운 모범이 되고, 인류에 공헌하는 시대다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진리, 창조, 봉사의 함성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